지난달 13일 치러진 2022년도 초등 임용시험 문항 일부에 대해 사전유출 논란 의혹이 불거졌다. 특정 A교대 내부 모의고사의 문제와 유사하다는 것인데, 수험생들은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일부 초등 임용고시 수험생들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2022년도 초등 임용고시에 출제된 문제 중 7개가 특정 교대의 문제와 똑같거나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유사하다고 지적한 항목은 ▲슬기로운 생활의 구성차시 만드는 법 ▲슬기로운 생활의 무리짓기 ▲과학의 현무암과 화강암 설명 ▲국어의 상호 교섭하기 ▲국어의 토론과 논제 쓰기 ▲미술의 찰흙 사용방법 ▲사회의 환경결정론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의혹을 제기한 수험생들은 “초등 임용고시는 검정 교과서와 국정 교과서, 지도서 등 50권의 책이 모두 시험 범위일 정도로 방대하지만, 문제는 매우 지엽적으로 나와서 공부하는 데 매우 힘들다”면서 “그런데 40개 문항 중 7개가 A교대의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했다는 것은 너무 불공정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7개 문항의 소재가 비슷하거나 완전히 같았다면 얼마나 유리한 것이냐”면서 “평가원이 이런 사실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특정 학교 학생들을 유리하게 만든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논란이 된 문제를 모두 정답 처리하거나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A교대의 모의고사 적중률이 높다는 의심이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행정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이공의 구본석 변호사는 “현재 130명 내외의 학생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적 산정 취소처분, 1차 합격자 불합격 처분, 2차 시험 시행계획 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1차 합격자가 발표된 오늘 일차적으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것”이라며 “서울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같은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5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문제별 검토 결과를 공개하며 문제 유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평가원은 “문항의 소재나 정답이 유사하거나 동일하기 때문에 문항 유출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서울교대 모의고사 문항과 초등 임용시험 문항을 비교 검토한 결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문항은 없다”며 “언론 보도에서 의혹이 제기된 문항 중 해당 대학의 소속 교수가 출제한 문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원 관계자는 수험생들의 법적 대응과 관련해 “수험생들이 소송을 하면 거기에 따라서 평가원도 절차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A교대 관계자도 “A교대가 학생들에게 시험을 모의로 연습해 보는 시간을 주고자 진행한 ‘임용고시 진단평가 및 멘토링 프로그램’에 사용된 문제지는 평가원에 모두 제출했다”며 실제 시험에서는 모의고사에 사용된 관련 문항이 제외되도록 조치된다고 해명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