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일각에서 제기된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안 나간다. 출마 여부를 말하는 것 자체가 안 맞는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홍 부총리가 공개 석상에서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홍 부총리는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한 눈 팔 생각이 없다.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했던 부총리로 기억되고 싶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동안 관가와 정치권에서는 춘천 출신인 홍 부총리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자는 선거 90일 전인 3월 1일까지 직을 내려놔야 한다. 사퇴 시한은 20대 대선을 8일 앞둔 시점이다. 홍 부총리가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경제 상황을 책임지는 부총리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직을 던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을 수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앞서 지난 7일 홍 부총리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지방선거 출마설에 “장관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 “현 정부 임기 내에 가입 신청서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2년 전부터 CPTPP에서 요구하는 규범에 대한 제도 정비 절차를 진행했고 앞으로 국내에서도 간담회나 공청회 등을 진행하면서 의견을 모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홍 부총리 주재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 선언했지만, 가입 신청서 제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정부가 농민과 어민 단체 등의 대대적인 반발을 의식해 CPTPP 가입을 선언만 하고 실제 신청은 다음 정부 몫으로 넘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정부가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범위에서 협상하고, 농수산 분야 등 개방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영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