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 뻔뻔하게 숨 쉬고 살고 있다”…김태현 항소심도 사형 구형

입력 2021-12-15 16:24
서울 노원구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지난 4월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김태현(25)에 대해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5일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조은래) 심리로 열린 김태현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이 사전에 계획됐고 수법이 잔혹했다”며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 가족이 모두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1심에서도 김태현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지만 지난 10월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었다.

김태현 측은 피해자 2명에 대해서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김태현은 녹색 수의 차림에 흰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나와 간혹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현은 최후진술에서 “파렴치한 죄인이 뻔뻔하게 숨 쉬고 살고 있다. 살아있다는 게 죄책감이 들고 죄스럽다”고 했다. 그는 “죄에 대한 벌을 달게 받고 낮은 자세로 반성하고 사죄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죗값을 치르겠다”고도 말했다.

재판을 방청하러 온 유족들은 “3명을 살인했는데 왜 사형 집행이 안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족들은 지난 10월 김태현에 대해 사형이 선고되지 않자 법정에서 ‘안 된다’며 오열했었다.

김태현은 지난 3월 23일 온라인 게임에서 만났던 A씨의 집에 찾아가 A씨의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숨지게 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택배기사로 위장했다. A씨가 연락을 거부하고 자신의 험담을 했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추가 심리 사안이 없다는 양측 입장을 듣고 이날 항소심 재판을 종결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9일로 예정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