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국내 및 글로벌 증시의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35% 이상 증가했다. 미국 주가지수나 중국 전기차 ETF처럼 해외 증시 관련 펀드에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ETF·ETN시장 동향 및 주요 특징 분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70조6000억원으로 전년도 말(52조1000억원)보다 35.5% 늘어났다. 올해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억8000만 달러로 미국(1303억 달러), 중국(82억7000만 달러)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
지배적인 기술력을 가진 테크 기업 및 미국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큰 돈이 쏠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가 자금유입 상위 5개 종목을 독식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에 2조45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몰렸고, ‘미국테크TOP10 INDXX’(9900억원), ‘미국나스닥100’(8800억원) ‘미국S&P500’(8700억원) 순이었다. 한국거래소는 “해외형 테마 및 대표 지수 종목에 자금 유입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ETF 상장 종목은 529개로 전년보다 61종목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테마의 ETF를 경쟁적으로 출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적극적인 종목 변경으로 기초 지수보다 더 많은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가 대거 등장했다. 거래소는 “신재생에너지, 미래차, ESG 등 액티브 ETF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ETF 평균 수익률은 6.2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76%)보다 높았다.
ETF의 성장세와 인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대비 ETF 비중은 2.6%로 해외 주요 증시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비중은 미국(13.1%)과 독일(15.0%)은 물론 일본(9.7%)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