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중단을 선언하고 추가 방역 강화 조치를 예고하자 자영업자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게 되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적극적 손실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다독였지만, 이들의 반발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방역 강화 조치로는 현재 6명인 수도권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명으로 줄이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밤 12시 또는 밤 10시(강화시 오후 9시) 등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오후 6시 이후 2명 모임만 가능한 초강력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절망의 자영업자 “다시 어두운 터널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재도입을 예고한 15일 회원 89만명을 보유한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회원들의 절망 섞인 푸념이 쏟아졌다. 서울 마포구에서 술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회원은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해 잠시 숨통이 트이겠다 싶었다. 이제 막 어두운 터널 끝에 섰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그 터널로 들어가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회원은 “‘위드코로나’가 되며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했는데, 한 달 만에 나오지 말라고 해야 하나. 너무 암담한 상황이 됐다”며 “방역패스로 어려워졌는데, 거리두기까지 다시 해 설 특수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글에는 “12월 성수기가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또 대출금을 걱정하게 됐다. 정말 폐업을 해야 하는지”리는 답글이 달렸다.
방역 당국의 발표가 금요일에 맞춰진 점에 불만을 토로하는 의견도 있었다. 주말에 손님이 몰리는 외식업계 특성상 미리 재료 발주를 넣고 아르바이트생 근무를 지정해야 하는데 금요일에 발표하면 이러한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금요일에 발표한다고 툭 던져만 놓으면 재료 주문 같은 준비는 어쩌라는 것이냐”며 “지난 7월에도 갑작스러운 방역지침 번복으로 발주 넣은 재료를 소진하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은 15~16일 방역지표를 토대로 현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점검하고 오는 17일 중대본에서 방역 강화대책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17일 발표될 최종 결론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손실보상 불신 팽배, 정부 적절한 보상안 약속
소상공인 손실에 대한 정부의 보상체계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현행 손실보상제에 사각지대와 구멍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피해 실태와 액수에 대한 구체적 추산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도 볼 수 있다.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한 회원은 “이번에 손실보상금이 어떻게 산정될지 지켜보겠다. 2019년 개업했는데 그때 매출이랑 대비한 탓에 제대로 손실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2019년에 개업해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반복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언급했다.
술집 업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일반 식당과 저녁 장사하는 술집을 같은 일반 식당이라고 똑같은 보상을 했다”며 “1t 트럭으로 운송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는데, 다시 그래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절망했다.
현행 손실보상제는 실적 감소가 인정된 액수의 80%만을 보상한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과 비교한 올해 같은 달의 하루 평균 손실액에 방역 조치 이행 기간과 보정률 80%를 적용해 산정된다. 경기가 악화돼 자연스럽게 실적이 감소한 부분(20%)은 제외하고 보상한다는 것이다. 분기별 보상금의 하한액은 10만원, 상한액은 1억원이다.
현재 소상공인손실보상을 위한 10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놓고 여야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은 이날 긴급대응기금을 통해 총 100조원 규모의 코로나 재정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금융 지원, 지역화폐 발행 등 내년 소상공인 지원이 포함된 규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추가적인 사적모임 규모 축소와 영업시간 제한까지도 포함하는 대책을 검토 중이며 이른 시일 내에 확정·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이 시행된다면 또다시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을 위해 적절한 손실보상 방안도 함께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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