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입은 속초 바다향기로 1년 3개월만에 재개방

입력 2021-12-15 12:42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 전경. 속초시 제공

강원도 속초 바다향기로 외옹치 구간이 15일부터 재개방됐다. 지난해 태풍 피해의 여파로 일부 구간의 통행이 제한된 지 1년 3개월 만이다.

바다향기로는 지난해 9월 상륙한 태풍 하이선으로 인해 외옹치 구간 394m에 설치된 난간 52개와 철재 기둥 기초 54개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해당 외옹치항부터 제1전망대까지 출입이 통제됐다.

시는 지난 8월부터 9억5700만원을 투입해 태풍 피해 복구와 안전성 개선공사를 실시했다. 해안 탐방로의 기초보강과 파손 시설물 재설치도 마쳤다.

2018년 4월 개장한 바다향기로는 속초해수욕장~외옹치 해안~외옹치항 구간 1.74㎞를 연결하는 바다 산책로다.

외옹치는 한국전쟁 이후 민간통제구역으로 관리됐다. 1970년 6월 고무보트를 이용한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군 경계 철책으로 완전히 가로막혀 민간인이 전혀 출입할 수 없었다.

시는 비경을 간직한 외옹치에 해안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고, 2015년 외옹치에 설치된 철책 철거를 군 당국이 승인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전체 산책로 가운데 속초해수욕장 구간 850m는 시가, 나머지 외옹치 해안 890m 구간은 현지에 리조트를 운영 중인 롯데 측이 건설한 뒤 시에 기부채납했다. 바다향기로는 개방 후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지역의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시 관계자는 “바다향기로 폐쇄와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어려움을 겪던 바다향기로 인근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은 재개장했지만 복구비용 문제는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시는 피해 발생 구간을 공사한 롯데 측에 “시설 조성 당시부터 부실시공이 진행돼 피해가 커졌다”며 복구비용 부담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롯데 측은 “피해 발생은 태풍에 의한 천재지변에 따른 것으로 부실시공은 아니다”라며 비용 부담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하자보수비용을 2년간 부담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다향기로 운영관리 협약을 토대로 복구공사비 청구 소송을 이달 중에 제기할 계획이다.

속초=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