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빼고 올1등급”…이대생 유튜버, 성적 조작했다

입력 2021-12-15 11:24 수정 2021-12-15 14:16
유명 공부 유튜버 A씨가 올린 사과 영상. A씨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서 대학 입시 공부법을 알려주던 유명 유튜버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이화여대 재학생으로 알려진 그는 높은 수능 성적을 자랑하며 입시생을 대상으로 고액 과외까지 모집했던 상황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공부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안녕하세요. A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번 일로 피해를 보고 실망하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씨는 “수능을 보겠다고 인스타그램에 처음 공개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생전 처음 느껴보는 압박감을 받았다”며 “솔직하게 성적을 밝히려고 했지만 기대 섞인 댓글을 보며 실제 성적을 공개했을 때 나올 반응이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성적과 다른 가채점 표를 올리면 쉽게 마무리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번 시작된 거짓말을 수습할 수 없어 성적표를 위조하는 상황까지 가게 됐다”며 성적표 조작 논란을 시인했다.

A씨가 업로드해온 유튜브 영상과 A씨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과외생 모집 공고.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앞서 A씨는 올해 수능에서 한국사를 제외한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다며 SNS에 성적표를 공개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성적표에 노출된 문서 확인 번호와 수험번호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직접 조회해보면 성적이 다르게 나온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수능 성적 주작(거짓으로 꾸미는 것)’ 논란으로 이어졌다.

직접 A씨의 수능 성적을 조회한 결과 모두 1등급이라던 국어와 영어는 2등급, 수학과 탐구 영역은 4등급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이 커지자 일부 누리꾼은 A씨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서울대에 왜 가지 못했냐’는 댓글에는 “안 갔다는 생각은 왜 안 하냐. 나는 학교 프레임보다 내가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싶었다. 삼수 정도 하면 대학이 다 의미가 있나 싶다. 더 이상 내가 싫은 걸 대학 가서 돈 주면서 배우기 싫다”고 답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A씨는 조작한 성적표를 바탕으로 고액 과외를 시도했던 정황까지 포착돼 공문서위조변조죄와 사기죄 소지가 있다는 비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 유튜브 채널 ‘로이어 프렌즈’ 측은 “성적표를 인쇄물로 뽑은 게 아니어서 형법상 문서로 보기 어려워 공문서위조죄는 성립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SNS에 올린 성적표를 믿고 과외비를 입금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A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사과 영상을 제외한 모든 영상이 내려간 상태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