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사 제품 일부를 도지코인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트윗으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도지코인은 물론 그 아류 격인 시바이누까지 몸값을 끌어올렸다. 시바이누는 이제 시가총액 10위권 문턱까지 다가갔다.
도지코인은 15일 오전 10시55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6.33% 오른 0.1832달러(217.26원)를 가리켰다. 가격 상승으로 시총 10위에 올랐다.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매매되는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같은 시간 도지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0.5원(15.59%) 오른 226.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에도 머스크의 트윗이 도지코인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머스크는 14일 트위터에 “테슬라는 자사 제품 일부를 도지코인으로 구입하게 만들 것이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적었다. 도지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테슬라 제품의 범위를 특정하지 않았다. 자동차보다는 차량용 소품이나 상대적으로 저가에 판매되는 아동용 전기오토바이가 결제 대상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의 트윗으로 도지코인 가격이 0.16달러에서 한때 38%나 폭등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언급하지 않았고, 테슬라 제품을 결제할 수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가상화폐 시바이누 가격도 난데없이 상승했다. 시바이누는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 0.00003364달러(0.04원)를 가리켜 2.13% 올랐다. 시바이누는 이제 시총 13위까지 올라갔다. 10위권 진입이 눈앞에 있다.
시바이누는 시바견의 일본식 독음을 그대로 차용한 이름이다. 블록체인의 보상 체계로서 가상화폐 본연의 기능보다 맥락을 알 수 없는 커뮤니티 네티즌의 우연한 주목을 받고 가격을 끌어올린 ‘밈(meme)’ 코인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 ‘료시(Ryoshi)’라는 필명의 트위터 이용자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시바이누를 개발했다.
시바이누의 원조 격인 도지코인 역시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내세운 밈 코인에서 출발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동전주로 취급되던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애정을 받고 지난 4월부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시바견 사진을 올려 도지코인을 향한 꾸준한 지지를 나타냈다. 그때마다 시바이누의 가격 상승이 따라왔다.
머스크가 지난 10월 4일 트위터에 입양한 시바견 ‘플로키’ 사진을 올리자 시바이누 가격이 4배나 치솟기도 했다. 이에 착안한 새로운 가상화폐 ‘플로키 시바’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10월 25일 트위터에서 시바이누 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없다”고 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