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알약, 고위험군 입원·사망 89% 낮춰

입력 2021-12-15 07:00 수정 2021-12-15 07:00
국민일보DB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가 고위험군의 입원·사망 확률을 90% 가까이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팍스로비드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화이자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3상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 고위험군이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이 약을 사흘 이내에 복용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각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발표한 잠정 분석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다.

비만, 고령, 기저질환 등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험에서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참가자 중 5명만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반면 플라시보(위약) 복용군에서는 44명이 입원해 이 중 9명이 사망했다.

건강한 청년 또는 위험인자가 있지만 백신을 접종한 사람 등 표준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임상시험에서는 이 치료제가 입원·사망 확률을 70%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의학책임자(CS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는 홈런을 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매우 효과적인 치료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또한 그는 초기 실험실 연구에서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의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를 다른 우려 변이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프로테아제의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고 질병을 일으키지 못하게 된다는 게 돌스텐 CSO의 설명이다. 그는 “오미크론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효력이 매우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이 치료제의 구체적인 예방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추가 시험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며 팍스로비드는 몇 주 안에, 이르면 연내에 미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화이자는 올해 안에 18만명분의 치료제를 공급하고, 내년에는 최소 8000만명분을 생산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연내 주요국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 알약 형태의 이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미 정부는 52억9000만 달러를 주고 1000만명분을 구매하기로 화이자와 계약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