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덜 움직인 지난해 한국인은 더 뚱뚱해지고, 정신 건강은 나빠졌다. 30~40대 남성 절반 이상이 비만으로 나타나는 등 남성 전체의 비만 유병률이 50%에 육박했다.
질병관리청이 14일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남녀 모두 비만 유병률이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비만 유병률은 48.0%로 전년(41.8%)보다 크게 상승했다. 1998년 관련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다. 특히 30대(58.2%)와 40대(50.7%)의 절반 이상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만 유병률도 27.7%로 전년(25.0%) 대비 증가했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같은 만성질환에서도 남성 유병률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고혈압이 25.5%에서 28.5%로 증가한 것을 비롯해 당뇨병(11.1→13.0%), 고콜레스테롤혈증(17.0%→20.2%) 유병률이 높아졌다. 반면 여성은 당뇨병 유병률이 8.0%에서 8.2%로 전년 대비 높아졌지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낮아졌다.
우울장애 유병률(격년 조사)은 남녀 모두 지난해 더 악화됐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18년 대비 우울장애 유병률이 2.5%에서 4.8%로 2배 정도 증가했다. 30대 남성의 유병률이 2년 사이 2.4%에서 6.5%로 남녀 연령대 통틀어 가장 많이 나빠졌다. 여성은 20대 유병률이 11.3%로 남녀 통틀어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남성이 48.3%로 전년(52.6%) 대비 떨어진 데 비해 여성은 43.0%로 전년(42.7%) 대비 소폭 증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