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9개월의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제대하는 병장이 먼저 전역한 군견을 입양하기로 마음먹었다. 군견과 ‘전우애’를 잊을 수 없어서다.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군사경찰대대 소속 전담군견관리병 김기태 병장과 군견 레다 얘기다.
14일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따르면 레다는 2011년생 셰퍼드 종으로 최근 작전에서 배제됐다. 레다는 열 살이다. 군사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평생 훈련하며 살아온 군견은 은퇴하면 담당자 없이 공통 관리견으로 분류돼 견사에서 남은 여생을 보낸다.
레다는 김 병장과 군 생활을 함께했다. 김 병장은 군 생활 내내 견사 청소, 사료 급식, 야간 순찰 임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을 쌓은 레다를 제대한 뒤 집에 들이기로 결심했다. 김 병장은 16일 제대한다.
김 병장은 “바쁜 일상에서도 위로해주는 레다가 있어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제대 후 레다와 헤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입양을 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 병장은 군견소대장과 수의관에게 레다의 입양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견사 등 시설 구비, 주거환경 조성 여부에 대해 심사를 받아 최종 분양 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김 병장은 은퇴 군견의 노후를 위해 공군에서 운영되는 ‘은퇴 군견 민간 무상분양 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병장은 “10년이나 나라에 봉사하고 헌신한 레다가 편안한 노후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한평생 군대에서 봉사하고 헌신한 레다에게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