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란 투척’ 후 체포된 고3, 하루 만에 석방

입력 2021-12-14 17:43 수정 2021-12-14 17:4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성주군 다정농원을 찾아 성주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마치고 비닐하우스를 나오고 있다. 비닐하우스 문에 사드 반대활동가인 고등학교 3학년생 A군이 이 후보를 향해 던진 계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계란을 던져 현행범으로 체포됐던 고등학생이 14일 석방됐다.

민주당 선대위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기자단에 “어제 오전 성주에서 계란 투척 건으로 현행범 체포된 분은 오후 4시30분쯤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 측은 (관련해) 어제 오후 탄원서를 제출해 경찰에 선처를 요청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경북 성주에서 지역화폐 관련 간담회와 참외 농가 방문 행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한 참외농가에서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위해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 날계란 2개가 날아들었다.

이 후보는 계란에 맞지 않았지만 파편이 주변 경호원에게 튀었다. 이 후보는 당시 경호팀 경호를 받으면서 비닐하우스 안으로 이동했다.

이 후보에게 계란을 던진 남성은 경북 칠곡군의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군으로 사드 반대 집회에 수차례 참여한 활동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 후보가 경북 성주군에 임시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철거를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현장에서 “민주당 정권이, 이재명씨가 옛날에 사드를 빼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사드 안 빼셨잖아요. 사드를 왜 안 빼주세요”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2017년 SNS에서 “사드는 일방적으로 미국에 이익될 뿐 한국 안보에는 크게 도움이 안되고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피해가 크다”며 사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10일에는 “지금 상태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 또는 철수를 원한다고 해서 우리 맘대로 철수할 수 없다. 그건 현실”이라며 “이미 배치된 사드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용하고 그 위에서 가능한 대안을 찾는 게 좋겠다”고 입장을 달리했다.

A군이 성주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자, 사드 반대 단체인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오전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 이재명 후보 측은 이 청년의 행위에 대한 관대한 제스처를 취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 청년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