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권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능력 검증 평가 시점과 관련해 한·미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완전운용능력(FOC) 평가’의 실시 시점을 언급했던 것이 발단이 됐다. FOC 검증 연습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능력 검증 3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한다.
서욱 장관은 FOC 실시 시점과 관련해 “내년에 하기로 했는데, 우리 여망은 조금 더 빨리 하자는 것”이라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 장관이 (미국) 군사 당국에 평가를 내년 봄쯤 할 수 없는지 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밝힌 시점은 조금 다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서욱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오스틴 장관은 최근 한국에서 양측이 FOC 평가를 내년 여름에 한 뒤에 전작권에 대한 진척을 진행하고, 가을에 재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답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새롭게 덧붙일 말은 없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년도 FOC 평가 시행과 관련해 한·미 군사당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보안 사항도 있고 해서 말씀드리기가 제한된다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지난 2일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FOC 평가를 내년에 시행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평가 시점을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 이전에 전작권 전환 관련 성과를 내기 위해 FOC 검증 시점을 무리하게 내년 봄으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작권 전환 관련 훈련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기 힘들다”며 “자연스럽게 다음 정권에서 진행하면 되는데, 문 대통령 임기 말에 굳이 왜 조기 시행에 매달리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