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 거래 반토막 났던 10월에 강남만 매매 늘었다

입력 2021-12-14 16:29 수정 2021-12-14 16:3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지난해 집값 과열이 지역 호재에 머물지 않았던 건 실수요자들도 절박하게 집을 사들여서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주도한 4050세대 대신 2030세대 수요가 많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거래가 급감했던 지난 10월에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구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에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2839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5945건이었던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9월 3874건으로 떨어지더니 10월 2000건대로 내려앉았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감소세다. 지난 10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34.0%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강남구에선 30대 거래량이 56건으로 오히려 전월(50건)보다 소폭 늘었다. 8월 거래량(90건)보다 감소했지만, 잇따라 내림세를 기록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상승 전환했다. 강남구에선 고가주택에 대한 구매력을 갖춘 40대가 106건에서 143건으로, 50대는 49건에서 73건으로 늘며 거래량이 반등했다.

서울 전역에서도 다시 40~50대가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재산 축적기간이 짧은 30대가 부동산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대출을 총동원하는 이른바 ‘영끌’이 있다. 그런데 정부가 대출규제를 하면서 40~50대가 다시 전면으로 나섰다. 동시에 30대는 기존에도 대출이 불가능했던 고가주택 밀집지역(강남구)에서만 거래량을 유지했다.

실제로 지난해 30대의 패닉바잉이 몰렸던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하락 거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33평형은 이전 실거래가인 9억9000만원에서 -4.34% 하락한 9억4700만원에 지난달 13일 실거래됐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2 21평도 이전 실거래가 7억원보다 2.14% 떨어진 6억8500만원에 지난달 26일 매매됐다.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1 24평 아파트는 지난달 20일에 9억2500만원에 팔렸다. 이는 이전 실거래가(9억5000만원)보다 2.63% 하락한 수치다. 강서구 방화동 방화그린 15평형도 이전 실거래가(6억900만원)보다 가격이 1.48% 하락한 6억원에 거래됐다. 모두 올해 내내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다가 하반기 들어서 거래가 줄기 시작한 곳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