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지자체 광고가 재밌네?” ‘오겜’ 패러디 서귀포감귤영상 ‘인기몰이’

입력 2021-12-14 15:26 수정 2021-12-14 16:09
제주 서귀포시가 자체 제작한 감귤 홍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부 발췌.

익숙한 리코더 음이 나오고 명품의 자격을 얻기 위한 제주 감귤들의 치열한 게임이 시작된다. 첫 번째는 크기, 두 번째는 당도. 두 게임을 모두 통과한 우승 감귤만이 서귀포 명품감귤 박스에 들어갈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해 만든 서귀포감귤게임 영상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서귀포시청 공식 유튜브 채널 게재 2주 만에 조회수 1만을 훌쩍 넘겼다. 고작해야 수백 회에 불과한 공공기관 홍보물이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 같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10월 감귤 수확이 본격화하면서 소비 진작에 고심하던 서귀포시 공무원들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인 오징어게임에서 힌트를 얻어 치열한 선별 과정을 거친 명품 감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홍보 영상에 익살스럽게 담아냈다. 직원들이 실제 감귤 하나하나에 표정을 넣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스톱모션 기법으로 촬영했다.

영상에는 “연출과 기획이 재미있다”는 칭찬 일색의 댓글이 달렸다. 새해 예산안을 심사하는 제주도의회 회의장에서도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격려가 쏟아졌다.

오철종 서귀포시 공보실장은 “유튜브에 서귀포시 공식 채널을 개설한 이후 순수 제작 영상이 이처럼 이목을 끈 것은 처음”이라며 “기존 경치, 행사 위주의 고정된 형태에서 탈피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시도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에서 벗어나 재미와 감성 더한 홍보 영상으로 소셜미디어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제주시는 올 3월 유튜브에 ‘요즘 공무원이 정책을 알리는 방법’이라는 공식 채널을 추가 개설한 이후 지난해 7만 회에 그쳤던 조회수가 올 들어 16만 회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시는 자주 바뀌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기 드라마나 방탄소년단의 챌린지 댄스 등을 차용한 단막극 형식의 이색 영상을 제작해 선보였다. 공보실과 해당 부서의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해 신뢰와 친근감도 더했다.

홍은영 제주시 공보실장은 “SNS 유저의 특성을 겨낭해 유쾌하고 재미있게 만든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짧은 숏폼 콘텐츠 등 새로운 형태에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