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에 청산가리 꼬치구이 보내려다…빚어진 인니 참극

입력 2021-12-15 02:05
유튜브 캡쳐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청산가리를 묻힌 꼬치구이를 배달했다 애꿎은 10세 소년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인도네시아 20대 여성에게 징역 16년이 선고됐다.

13일 일간 콤파스 등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반툴 법원이 이날 살인죄로 기소된 나니 아프릴리아니 누르자만(25)에 대해 혐의 내용이 모두 인정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25일 나니는 배달원에게 전 남자친구의 주소를 적어주며 꼬치구이를 배달해달라고 요청했다. 배달원에게 자신의 이름 대신 ‘Hamid’라는 남성이 배달시킨 것으로 전달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배달원은 요청대로 나니의 전 남자친구의 집에 방문해 ‘Hamid’라는 남성에게서 음식 배달이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나니의 전 남자친구는 외출 중이었고, 그의 아내가 나와 ‘Hamid’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며 음식을 돌려보냈다.

게티이미지

배달원은 이에 거절당한 꼬치구이를 가족들과 함께 먹을 생각에 자신의 집으로 가지고 갔다. 그런데 배달원의 열 살 아들이 꼬치구이를 먹자마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숨졌다. 부검 결과 청산가리가 사망원인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30일 경찰에 체포된 나니는 “전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복수심을 품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자백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나니는 범행 3개월 전 온라인에서 청산가리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징역 18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음식을 받아온 배달원도 자신이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있다. 그는 이날 판결 후 “아들이 죽고 나서 모든 행복과 희망이 사라졌다. 재판부 판결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판결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