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25%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정부의 대출 만기연장 유예 조치로 인해 실제 연체율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또는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이뤄지면서 연체율이 낮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잠정치)은 전월보다 0.01% 포인트 높아진 0.25%로 집계됐다. 10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9000억원으로 전월 8000억원보다 1000억원 늘어났다.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10월 말 0.34%보다 0.09%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최저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2018년 5월(0.62%)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최저 수준 연체율만 봐서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가계대출 부실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등 정부의 금융 지원이 이뤄져 연체 리스크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18%로 전월보다 0.01% 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11%로, 전월과 같았다. 같은 기간 가계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03% 포인트 오른 0.33%였다.
10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30%로 전월보다 0.01% 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월 대비 0.04% 포인트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32%로 0.02% 포인트 상승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