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특급호텔 건립 유력

입력 2021-12-14 14:39

‘전방(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부지에 특급호텔 들어서나?’. 광주지역 근·현대 산업유산이 밀집한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 개발이 시동을 걸었다.

광주시는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를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도심 속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해당 부지를 전략적 중심상업지로 개발하자는 ‘협상 조건’에 광주시와 개발 사업자가 잠정 합의했다.

시와 사업자 측은 일제 수탈과 광주지역 산업화 과정의 역사가 담긴 다양한 건축물을 최대한 보존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문화·상업 융복합 개발 프로젝트 추진, 아파트·대형 할인매장 위주의 개발 방지 등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시는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방직공장에 세워진 철골 구조 수력발전소, 저수조, 망루 등 건축학적 보존가치가 높은 공장 건축물 보존을 도시계획 변경 기본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신·구 도심 균형발전을 전제로 한 상업·업무·문화시설의 융복합 개발,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 도시경관 창출을 위한 설계 공모·특별건축구역제 등을 덧붙였다.

시의 이 같은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개발계획(안) 검토 신청서’에 대해 전방·일신방직 대표이사 등은 지난 10일 개발계획 협상 조건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광주시에 공문을 통해 전달했다. 사업자 측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랜드마크로서 디자인 특화명품 단지를 조성해 선진적 도시개발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와 사업자는 이에 따라 외부 전문가 등 10명 안팎의 협상조정협의회를 구성해 내년부터 본 협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공공성과 사업성이 조화를 이루는 부지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시는 협상조정협의회에서 구체적 상업시설 건립방안을 논의하겠지만 세계적 규모의 특급호텔에 라키비움(도서관+기록물+박물관) 등 복합문화시설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천터미널, 상무지구를 잇는 펀(Fun) 시티를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코스트코 등 창고형 복합쇼핑몰은 관광단지 건립이 추진 중인 어등산이 건립부지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방·일신방직은 1935년 일본인들이 목화 등을 착취하기 위해 설립한 방직 업체 ’가네보’가 모태다. 일제 수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광주의 대표적 근대 문화유산이다.

2017년 가동을 중단한 전방 부지 16만1983㎡는 지난해 7월 3660억 1400만 원, 부분 가동 중인 일신방직 14만2148㎡는 같은 시기에 3189억 8600여만 원에 부동산 개발회사에 팔렸다. 이후 시가 권한을 가진 도시계획 변경을 전제로 한 부지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오는 2025년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등 국제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특급호텔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