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15일 한국을 찾는다. 지난 8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일을 택한 것인데, 글로벌 공급망 협의 등을 내세운 중국 견제 행보로 읽힌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반중 경제블록’ 구상으로 평가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를 주창한 인물이다. 지난달 대만과의 제2차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에 미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대중국 경제 압박을 논의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화웨이 보이콧’을 앞장서서 촉구하기도 한 만큼 여전히 화웨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우선 16일 제5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개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카운터파트인 외교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관계자와도 만날 계획이며, 기업과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에는 최종문 외교부 2차관과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대면회의를 갖고 공급망·인프라·과학기술 협력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미 국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태평양의 긍정적인 경제 어젠다를 제시하기 위한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미국의 새로운 지역경제 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가 거론될 수도 있다.
중국과 경제 부문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중국이 가입을 신청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복귀하는 대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라는 역내 새로운 경제 틀을 제시한 상태다.
기재부와는 인프라 협력을 중점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미가 제3국 인프라 건설을 위해 협력하거나 한국 기업이 미국 인프라를 건설하는 방안 등을 두루 논의할 수 있다.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기재부와도 별도로 만나는 것은 그만큼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안보’ 개념을 통해 중국 견제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보여준다. 지난달 10일 방한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례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회동한 바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