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LX가 ‘아름다운 이별’을 마무리했다.
LG와 LX는 서로 보유하던 지분을 정리해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14일 밝혔다. 두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계열분리가 끝날 예정이다.
LX홀딩스 구본준 회장은 이날 증권거래소 개장 전에 시간외 대량매매로 보유 중인 ㈜LG 지분 7.72% 가운데 4.18%를 매각했다. 외부 투자자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팔았다.
또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 1.5%(약 2000억원)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 3개 LG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부터 이어진 사회공헌에 적극 동참하고 LG그룹이 범 LG그룹을 대표해 의미 있는 사회공헌사업을 지속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취지다.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율은 2.04%로 줄었다.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은 2.96%만 남게 돼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했다.
반대급부로 구광모 ㈜LG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9인은 보유하고 있던 LX홀딩스 지분 32.32%를 장외거래로 구본준 회장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거래에 해당돼 20% 할증된 가격이 매겨졌다. 거래대금은 약 3000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구본준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LX홀딩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게 돼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LX그룹을 독립경영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LG와 LX홀딩스는 “지분정리가 주식거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본연의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기존 45.88%에서 41.7%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LG 관계자는 “LG는 70여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며 단 한 번의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분리를 해오고 있다.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