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결혼 전 일” 두둔한 이준석 “이재명도 했던 답변”

입력 2021-12-14 10:23 수정 2021-12-14 11:56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1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허위 경력’ 논란에 “후보자와 배우자가 결혼하기 한참 전의 일”이라고 두둔한 데 대해 “이재명 후보와 동일한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의 동일한 진행자의 동일한 질문에 대해 이 후보와 동일한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과 함께 지난 7월 보도된 <이재명 “배우자 검증도 해야 하지만 결혼 전 일 어떻게 책임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결혼하기 전에 벌어진 일을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는 라디오 방송 발언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씨가 YTN 인터뷰에서 해명한 내용에 대해 “결혼 전 일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가 공직자로서 결혼 이후에도 부인의 그런 처신을 제지하지 못했다면 비난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전 일에 대해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포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이날 자신의 발언이 앞선 이 후보의 발언과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이뤄졌다는 취지다. 김씨를 무리하게 두둔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7월 12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후보자 검증에 관한 질문을 받고 “후보의 가족, 당연히 (검증)해야 하고 배우자도 해야 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아무 관계도 없는 시절은 사실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영역 아니냐”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와 같은 방송의 같은 코너에서 후보자 검증이라는 같은 주제에 대해 답변한 것이었다.

그는 ‘가급적 검증은 후보자 본인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검증은) 후보가 역량이 있느냐, 아니면 이 나라를 대표할 만하냐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후보와 관계되는 건 다 (검증)해야 된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다만 그는 “(발언의 취지가) 배우자라고 검증을 빼자는 그런 뜻은 아니다”고 당시 인터뷰에서 말했다.

YTN 보도화면 캡처

전날 YTN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교수 초빙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2002~2005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은 것은 허위라고 보도했다. 이 지원서에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기재한 것 역시 부풀려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기획이사’ 허위 기재 의혹에 대해서는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상 부풀리기 의혹에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YTN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재직기간을 착오한 것 외에는 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