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허위 경력’ 논란에 “후보자와 배우자가 결혼하기 한참 전의 일”이라고 두둔한 데 대해 “이재명 후보와 동일한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의 동일한 진행자의 동일한 질문에 대해 이 후보와 동일한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과 함께 지난 7월 보도된 <이재명 “배우자 검증도 해야 하지만 결혼 전 일 어떻게 책임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결혼하기 전에 벌어진 일을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는 라디오 방송 발언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씨가 YTN 인터뷰에서 해명한 내용에 대해 “결혼 전 일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가 공직자로서 결혼 이후에도 부인의 그런 처신을 제지하지 못했다면 비난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전 일에 대해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이날 자신의 발언이 앞선 이 후보의 발언과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이뤄졌다는 취지다. 김씨를 무리하게 두둔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7월 12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후보자 검증에 관한 질문을 받고 “후보의 가족, 당연히 (검증)해야 하고 배우자도 해야 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아무 관계도 없는 시절은 사실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영역 아니냐”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와 같은 방송의 같은 코너에서 후보자 검증이라는 같은 주제에 대해 답변한 것이었다.
그는 ‘가급적 검증은 후보자 본인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검증은) 후보가 역량이 있느냐, 아니면 이 나라를 대표할 만하냐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후보와 관계되는 건 다 (검증)해야 된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다만 그는 “(발언의 취지가) 배우자라고 검증을 빼자는 그런 뜻은 아니다”고 당시 인터뷰에서 말했다.
전날 YTN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교수 초빙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2002~2005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은 것은 허위라고 보도했다. 이 지원서에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기재한 것 역시 부풀려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기획이사’ 허위 기재 의혹에 대해서는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상 부풀리기 의혹에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YTN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재직기간을 착오한 것 외에는 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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