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깝게 놓친 ‘시총 3조 달러’ [3분 미국주식]

입력 2021-12-14 09:36 수정 2021-12-14 10:45
미국 빅테크 기업 애플 로고가 2019년 9월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 전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강자 애플이 시가총액 3조 달러(약 3555조원)를 터치하지 못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의 첫 사망 소식이 애플을 포함한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주가를 전체적으로 끌어내렸다.

1. 애플 [AAPL]

애플은 14일(한국시간)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7%(3.71달러) 하락한 175.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프리마켓에서 182달러를 뚫고 올라가 본장 시작까지 이어진 상승세는 초반에 꺾여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전 거래일까지 2조9440억 달러였던 애플 시총은 2조8830억 달러로 줄었다. 3조 달러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여전한 나스닥 시총 1위다.

애플 고유의 악재는 없었다. 오히려 호재가 애플의 강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애플 시총을 3조 달러 이상으로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180달러에서 210달러로 상향했다. 이로 인해 애플은 지난해 8월 액면분할한 뒤 이날 처음으로 180달러를 돌파했다. 시총도 3조 달러에 근접했다.

하지만 악재가 돌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의 한 백신 접종 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의해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명 이상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이미 예상된 투자심리 위축도 애플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날 시작되는 FOMC 정례회의에서 이달까지 적용하는 매월 150억 달러의 테이퍼링 규모를 다음 달부터 300억 달러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테이퍼링은 내년 3월에 끝나고, 금리를 인상할 여력을 얻는다.

2. 에어비앤비 [ABNB]

오미크론 변이에서 첫 사망자는 항공, 숙박, 크루즈를 포괄하는 여행주를 대부분 끌어내렸다. 그중 숙박 공유 플랫폼의 강자 에어비앤비가 가장 뚜렷하게 급락했다. 에어비앤비는 나스닥에서 5.20%(9.38달러) 떨어진 171.04달러에 거래됐다. 부킹 홀딩스와 익스피디아그룹 같은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이 모두 3%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4대 항공사 가운데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가 5.24%로 가장 큰 하락을 나타냈다. 크루즈 선박의 대표주인 카니발은 4.88%(0.94달러) 급락한 18.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주는 일제히 반등해 여행주와 대조를 이뤘다. 화이자는 4.59%, 모더나는 5.81%씩 각각 상승했다.

3. 할리데이비슨 [HOG]

세계 바이크 마니아의 선망인 할리데이비슨은 모처럼 강세를 타는 듯했지만 낙폭을 줄이고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4.70%(1.73달러) 오른 38.54달러를 종가로 찍었다. 주가는 프리마켓부터 강하게 상승했다. 본장 개장을 30분 앞두고서는 두 자릿수 비율로 상승해 43.97달러까지 도달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날 자회사 전기오토바이 사업부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로 상장할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할리데이비슨은 자사 특유의 제품보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를 2019년부터 생산해 왔다. 전기차 시장의 활황에서 오토바이 시장의 강자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장 초반 뉴욕증시의 전체적인 하락장에서 힘을 잃고 말았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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