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만명 이상 늘고, 실업급여 지급액이 석 달 연속 1조원을 밑도는 등 완연한 고용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7000명 안팎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발생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고용위기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822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1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 수혜자는 6만8000명 줄어든 53만7000명을 기록했다. 고용부는 “노동시장 회복, 작년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3개월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고용통계 지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는 1463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3만4000명 늘었고, 모든 연령대에서 피보험자가 증가했다.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101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만명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제조업 가입자는 9만2000명 늘어난 362만7000명을 기록했다. 제조업 가입자는 11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청년 일자리와 대면서비스업에서는 일부 불안한 모습이 포착됐다. 29세 이하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지난 9월 8만명에서 지난달 4만4000명으로 2달 만에 거의 반 토막 났다. 청년층 가입자 증가 폭은 지난 7월 10만6000명을 기록한 후 4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공공기관에 채용된 청년들도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또 지난달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6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감소했다. 택시를 포함한 운수업에서도 4000명이 줄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됐지만 극적인 진전은 없었던 것이다.
고용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영향이 12월 고용통계에 반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1월부터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대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하루평균 2700명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7000명을 넘나들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영향 등이 12월 고용통계에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초에는 실업급여 지출액이 다시 1조원대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