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의 150만원 금박 스테이크’ 논란… 5만원짜리 등장

입력 2021-12-14 00:05 수정 2021-12-14 00:05
호텔 식당을 이용한 고객이 금박이 입혀진 스테이크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연합뉴스

베트남의 ‘실세’ 공안부 장관이 해외출장길에 금박을 입힌 150만원 상당의 스테이크를 먹은 사진이 찍혀 논란을 몰고 왔다. 베트남에선 1인분에 5만원가량의 금박 스테이크가 등장했다.

로이터통신은 1인당 45달러(약 5만3000원)로 금박 스테이크를 제공하는 하노이시의 한 호텔 식당을 소개했다. 이 호텔은 지난해 7월 건물 외벽은 물론 객실 내부 욕조와 변기까지 모두 금박을 입혀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호텔 식당 셰프들이 스테이크를 금박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 호텔 인스타그램 캡쳐

공개된 스테이크의 사진을 보면 4인용 스테이크 하나가 수입 금박 10장에서 15장 정도로 감싸진 형태를 가진다. 이 식당은 지난달 한 장관의 ‘금박 스테이크’가 논란이 되자 ‘황금 소고기 레스토랑(Golden Beef Restaurant)’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금박이 입혀진 토마호크 와규 스테이크’라는 메뉴를 출시했다. 장관의 금박 스테이크가 화제가 되자 이에 맞춰 브랜드 이미지를 변경하고 홍보에 나선 것이다.

베트남의 한 호텔 식당을 방문해 금박 스테이크를 주문한 고객들의 모습. 연합뉴스

호텔 소유주 응우옌 후즈엉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격이 적당하다면 금박 스테이크를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금박 스테이크를 먹어보려고 온 손님이 1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달 평균 수입이 183달러(약 21만5000원)에 불과한 베트남에서 스테이크 가격 45달러는 여전히 고가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베트남 공안부 장관의 런던의 유명 식당에서 150만원 상당의 금박 스테이크를 먹는 영상이 퍼지며 베트남에서 논란이 됐다. 유튜브 캡쳐

앞서 베트남 공안부 장관은 영국 런던의 유명 식당에서 식사하는 동영상이 자국 온라인에 퍼져 논란에 휩싸였다. 식당의 유명 셰프가 장관 일행을 위해 금박 스테이크를 준비한 뒤 한 덩어리를 잘라 장관에게 직접 먹여주는 장면이 포착됐다. 금박 스테이크 가격이 식당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지 않았지만 식당 이용후기를 참고했을 때 1인당 1140~2015달러(약 135만~239만원)라고 영국 공영방송 BBC는 보도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부패에 대한 단속에 나서는데 어떻게 공산당 고위간부가 공개된 장소에서 값비싼 음식을 사 먹고, 이 모습이 촬영됐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이를 보도했던 BBC는 베트남 장관 일행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뒤 런던으로 이동하는 일정 중에 동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