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 40여개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종합 업무평가’ 시즌이 돌아온다. 평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실시되는데, 각 부처 대변인실은 ‘정책소통 평가’ 부문 때문에 유독 속을 끓인다는 후문이다.
평가 부문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데, 기본적으로 일자리·국정과제, 규제혁신, 정부혁신, 정책소통 등으로 나뉜다. 이중 정책소통 부문 평가는 각 부처가 국정과제와 주요 정책을 홍보하는 데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가에 방점을 둔다. 평가방법은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가 혼재돼있으며, 분기·반기별 평가를 거쳐 연말·종합평가에 반영하는 식이다.
그런데 평가 지표 중 ‘온라인 소통성과’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부처 대변인실이 많다. 온라인 소통성과는 기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성과, 디지털활동성과, 온라인 이슈관리 등을 통해 평가된다. 한 부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부처 성과를 적극 홍보하라고 하는데, 부처 계정은 구독자 수도 적고 조회수도 많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그렇지만 실적을 평가하겠다고 하니 유튜브 제작에 인력·예산을 쏟아붓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영상 제작·편집을 위한 인력을 별도로 두는 곳이 있을 정도다.
다른 부처 대변인실 소속 공무원도 “국민들은 부처 SNS에 관심도 없는데 굳이 SNS를 활용해서 홍보하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회수를 조금이라도 올려보고자 대변인실 공무원들이 하루종일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는 경우도 있다더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정부혁신’ 항목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정책소통’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공무원은 “해당 부처들은 ‘셀프 평가’를 하는 셈인데, 아무래도 자기 부처 점수는 잘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3년간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행안부는 정부혁신 평가부문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문체부는 정책소통 부문에서 2019년과 2020년에는 A등급, 2018년에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부처들은 전문가 평가단과 국민평가단 등 외부에서 평가위원을 선임하기 때문에 ‘셀프 평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