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생명과학Ⅱ문항 오류 선고를 나흘 앞둔 13일 전국 대학에 ‘2개 버전의 수시 합격자 명단을 준비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내려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오류 불인정 시 성적표와, 전원 정답 인정 성적표 두 가지를 산출해 대학에 사전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평가원은 지난 10일 수능 성적표를 배부했지만, 생명과학Ⅱ 응시자 6515명은 해당 과목 성적이 빈칸으로 처리된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평가원은 17일 법원 선고가 이뤄진 뒤인 당일 오후 8시쯤 최종 성적표를 전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튿날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까지 시각이 촉박하다는 대학들 요구가 빗발치자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한다. 대학들은 확정 전 성적표를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삼아 2가지 버전의 합격자 명단을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된다. 권고는 4년제 대학 198개 가운데 생명과학Ⅱ 과목 영향을 받는 대학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조치는 일종의 ‘비상조치’다. 수시 전형 합격자 발표 일정에 혼란이나 차질이 빚어지면 응시생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학들이 권고에 따라 예비 합격자 명단을 만들어둘지는 불투명하다. 서울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법원에서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 이후 합격자 명단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교육 당국에서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로 협조 요청이 온 만큼 그에 맞춰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을 17일 오후 1시30분에 선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일은 애초 16일에서 18일로 연기됐다.
신용일 박민지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