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일본에서 최근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그 원인에 대한 가설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인의 유전적 특성이라는 분석부터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생활 문화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13일 일본 매체 YTV는 일본이 주요 7개국(G7) 중 코로나19 사망률과 사망자 수가 모두 가장 적다면서 그 배경으로 집안에서 신발을 벗는 문화, 높은 BGC(결핵 예방 접종) 접종률, 마스크 보급, 낮은 비만도 등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신발을 벗는 문화가 실내 바이러스 반입 위험을 낮췄고, 대부분이 어릴 때 BCG(결핵 예방) 접종을 했기에 중증화율이 낮으며, 마스크 착용을 습관화한 데다 비만율이 낮다는 등의 주장이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일본인 60%가 가지고 있는 백혈구 항원(HLA) 타입인 ‘HLA-A24’가 코로나19 백신의 중증화와 사망을 낮췄다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진은 A24 타입의 사람들이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이에 대한 면역 세포가 생겼고, 이 T세포가 코로나19 감염 세포를 공격한다는 결론을 냈다. T세포란 항원을 식별해 외부 침입자를 파괴하는 일종의 ‘킬러 세포’를 말한다.
감염력이 줄어드는 변이가 이뤄졌단 주장도 있다. 이노우에 이투로 일본 국립유전체연구소 교수는 일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바이러스에 특정 변이가 추가돼 감염력을 잃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델타 변이 중 하나인 AY.29형 바이러스가 현재 일본 내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 변이가 감염력을 낮추는 또다른 변이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일본이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서방 대비 피해가 적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수수께끼의 요인인 ‘팩터X’와 관련해 활발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팩터X란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키 신야 교토대 교수가 지난해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적은 데는 특별히 유전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만들어낸 신조어다. 이후 일본 매체들은 일본인이 코로나19에 특별히 강한 유전적·문화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일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20명에 불과했다. 신규 사망자는 0명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172만8476명, 누적 사망자 수는 1만8385명이다.
앞서 지난 8월 도쿄올림픽이 열릴 당시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하루 1만~2만명 규모로 폭증했다. 최대 2만58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