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가 미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물류 창고 직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애도에 앞서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의 작업장 내 휴대전화 반입 금지 정책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인사이더 등은 베이조스는 자신이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이 세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를 마친 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를 자축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는 인스타그램에 우주여행에 성공한 탑승객들과 미리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늘 아침 훈련센터에서 행복한 승무원들”이라며 축하의 글을 올렸다.
문제는 베이조스가 이 사진과 글을 게시한 시점이 토네이도로 인해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뒤였다는 것이다. 앞서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서는 전날 초강력 토네이도로 아마존 물류 창고의 지붕이 뜯겨나가고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면서 6명의 직원이 숨지고 다수의 직원들이 실종됐다.
현지 경찰은 이 물류 창고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직원 50여명이 야근 중이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붕괴된 잔해 속에 깔려 있는 직원들도 있을 것으로 추정돼 추가 사망자도 나올 수 있다.
SNS에는 베이조스가 아마존 창고 붕괴 사고를 언급하지 않고 우주여행 성공만을 축하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트위터 등 SNS에는 “토네이도로 아마존 직원들이 사망했는데도 (이런 글을 올린) 베이조스가 부끄럽고 역겹다” “당신은 토네이도 상황을 더 걱정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베이조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참사 발생 24시간 만에 별도의 애도 설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비극적인 소식”이라며 “그곳의 직원들을 잃은 것에 가슴 아프다. 그들의 가족,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참사는 아마존의 작업장 내 휴대전화 금지 정책에 대한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고 불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았던 직원들이 토네이도 경보 문자를 확인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그간 아마존은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 목적으로 작업장 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왔다.
아마존 직원들은 기상당국이 에드워즈빌 물류창고 붕괴 30분 전에 토네이도 접근 경보를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했다면서 휴대전화 반입 금지 정책이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붕괴한 물류창고 인근 시설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고 있어 동료들이 사망한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정전으로 인해 휴대전화가 아니면 정보교환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8년에도 볼티모어 아마존 물류창고가 폭풍으로 부분 파손되면서 직원 2명이 사망한 바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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