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그분의 공약이 뭔지도 모르겠고 매일 바뀌니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1일 강원도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 후보가 같은 날 경북을 방문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공존한다”면서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는 발언을 한 직후였다.
윤 후보의 평가는 이 후보의 ‘유연성’ 전략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 전략이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 소득 공약에 대해 “국민 동의를 받지 못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유연성을 강조했다.
12일에는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방안에 대해 “1년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강성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이 후보의 시도에 대해 국민의힘은 ‘말 바꾸기’ ‘거짓말쟁이’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
이런 경향은 최근 선대위 대변인단의 논평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13일 ‘자기부정에 불과한 이 후보의 부동산 발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선거를 앞두고 성난 부동산 민심에 놀란 민주당과 이 후보가 집단 자기부정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발언을 “자기 부정”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황 대변인은 지난 12일에는 이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을 놓고도 “말 바꾸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표가 급하다 한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뼛속까지 거짓말’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공격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지난 11일 논평에서 이 후보의 특검 관련 발언을 비판하며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관련 부분을 빼고 특검하자고 한다는 것인데, 이는 가짜뉴스, 허위 발언, 궤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는 뭐든 하면 말 바꾸기”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 성과도 인정하고, 기본소득도 이제 안 한다고 하니 우리 당 후보가 돼도 되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신뢰 없는 후보, 거짓말하는 후보 이미지는 대선 운동에는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가 끊임없이 저희에게 논평 거리를 제공해준다”며 “국민의힘 선대위 최고의 전략가는 역설적으로 이 후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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