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마이크 패스’ 알고보니 악마의 편집…“질문 다 답변”

입력 2021-12-13 11:10 수정 2021-12-13 15:39
국민의힘 측이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 오른소리'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마이크 패스' 논란에 대한 팩트체크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근 홍역을 치른 이른바 ‘마이크 셔틀’ 논란이 사실과 다른 ‘악마의 편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 셔틀 논란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열린 청년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에게 연신 마이크를 넘기는 상황이 포함된 장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유되면서 불거졌다.

○‘마이크 패스’, 악마의 편집…尹, 질문 8개 다 답변
간담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장면을 여러개 모은 ‘움짤’이 퍼져갔다. 움짤만 보면 윤 후보가 답변을 죄다 이 대표에게 미루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누가 대선 후보냐”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대학로에서 열린 청년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질문을 받은 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모습. KBS유튜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대학로에서 열린 청년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질문을 받은 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모습. KBS유튜브

그러나 이는 사실을 왜곡한 편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간담회 과정을 촬영한 KBS 유튜브 영상에는 참석자들이 총 8가지 질문을 한 것으로 나온다.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의 폐지 원인, 예술대학 학자금 대출 문제, 예술인 지원 사업, 공연 대관료 지원 등에 대한 질문이 등장했다.

윤 후보는 8가지 질문 중 3가지 질문에 대해 이 대표에게 먼저 답변하도록 마이크를 넘겨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답변한 이후에는 자신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윤 후보는 8개 질문 모두에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 가지 질문은 이 대표가 먼저 마이크를 받아 답변한 뒤 윤 후보에게 마이크를 건네 답하도록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공유됐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마이크 패스' 편집 장면. 윤 후보가 질문을 받은 뒤 이준석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는 장면만 모아서 편집돼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긴 이후 자신이 답변한 질문은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의 폐지 원인, 공연 대관료 지원, 예술대 학자금 대출 문제 등 3가지였다.

○이준석 “윤 후보 모든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
이 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왜곡된 내용이 있으면 실제 사실관계로 바로잡겠다”며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 오른소리’에 올린 팩트체크 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대학로에서 있었던 간담회에서 후보가 당의 입장을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당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저에게 일부 답변 기회를 먼저 준 적은 있으나 우리 후보는 모든 질문에 본인의 관점에 따라 정확한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국민의힘 오른소리' 캡처

그러면서 “당과 상의 안 된 주4일제나 음식점 총량제 같은 것을 던지고 주워 담는 상대 후보의 모습보다는 우리 후보같이 하는 것이 옳다”며 오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성토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제가 정확히 기억하기로는 (마이크가) 2번 정도 먼저 왔다. 나머지는 후보가 답변하고 보충했다”며 “사안별로 당의 정책이 우선시돼야 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기존까지 당에서 해 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후보가 저에게 마이크를 넘겨서 기회를 주는 형태였다”고 답변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