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소원”…갓 태어난 아들 품에 안고 숨거둔 아버지

입력 2021-12-13 10:51 수정 2021-12-13 12:26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아기 존 베송 파크. 페이스북 캡처

미국의 한 여성이 갓 출산한 아들을 품에 안은 뒤 세상을 떠난 암 투병 남편의 사연을 전했다.

미 코네티컷주 지역언론 WFSB는 이 여성 헤일리 파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적 같은 아들의 탄생 이야기’를 적었다고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연에 따르면 출산 예정일을 3주 앞둔 시점에서 파크 부부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을 들었다. 남편이 앞으로 6개월여는 살아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암 합병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앞으로 며칠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헤일리는 “중환자실 의사팀은 아버지에게 아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나의 뜻을 따라 유도 분만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도 분만을 하는 도중에도 남편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결국 의료진과 헤일리는 지난 2일 제왕절개를 하기로 결정했다. 헤일리는 “말 그대로 1분 만에 수술실에 들어갔고 20분 만에 아들이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와 간호사 팀이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2층으로 달려가 남편의 가슴에 안겼다”고 전했다.

놀랍게도 아기가 아버지의 가슴에 놓인 뒤 남편의 생체지수(vital)가 일시적으로 회복했다. 몇 시간 뒤 남편은 아들을 가슴에 안고, 아내의 손을 잡은 채 숨을 거뒀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기에 한 행동이다. 남편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실에서부터 중환자실까지 의료진은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지만 마치 떠다니듯 일사불란하게 이 과정을 도왔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아기가 약 3.3㎏의 몸무게로 태어났다며 “기적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녀의 가족을 위한 모금 페이지에는 13일 현재 7만7000달러(약 9072만원) 이상이 모금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