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맞고 백혈병 앓은 母, 호흡기 뗐다” 子의 절규

입력 2021-12-13 09:05 수정 2021-12-13 10:08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80대 어머니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결국 숨졌다는 60대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온라인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결국 어무이 하늘나라로 억울해서’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화이자 백신 접종 완료 이후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하시는 어머니가 산소 호흡기에 의존한 채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호흡기를 빼 드렸다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앞서 지난 9월 “어머니가 화이자 2차 접종까지 마친 후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의 청원을 올린 바 있다.

해당 청원에 따르면 80대인 청원인의 어머니는 지난 5월 3일 화이자 1차 접종, 5월 23일 2차 접종을 마쳤다. 어머니는 평소 당뇨약을 복용하기는 했지만, 백신 접종 전에는 평생 안경을 낀 적이 없을 정도로 시력도 좋았고 혼자서 공원에 산책하러 다니는 등 활동량이 많았다. 그러나 백신 접종 후 갑작스럽게 몸의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청원인의 어머니는 화이자 접종 후 “눈도 침침하고 다리도 저리고 이상하다”는 말을 매일 했다고 한다. 결국 한 대학병원 안과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이후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이 지난 9월 9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왼쪽)과 이달 10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입원 후 수혈, 퇴원, 재입원, 퇴원 반복하며 치료를 받았고 12월 13일 항암 치료가 예약된 상태였다”며 “지팡이에 의존해 걷던 어머니가 갑작스레 하반신을 못 쓰시고, 상반신도 못 쓰게 되셨다. 의식도 잃어버리셨다”고 전했다.

이어 “건강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병이 생겨서 돌아가셨나. 얼마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모두가 같은 말을 한다.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어머니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보였다”며 “가슴이 아프지만, 가족 동의 하에 산소호흡기를 제거하고 12월 6일 사랑하는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어머니의 치료 기간 중 병원에 인과성 여부 조사를 신청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 측의 인과성 관계 신청 양식에 급성 백혈병이 없다며 접수조차 안 된다고 해 거부당했다”면서 “백신 접종 후 급성 백혈병에 대해 인과관계를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