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영국 내 오미크론 변이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존슨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속도를 크게 높이겠다며 대응책을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TV로 중계된 성명에서 현재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2~3일 간격으로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의 해일이 오고 있다. 두 차례의 백신 접종만으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보호를 제공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좋은 소식은 과학자들이 세 번째 접종, 즉 부스터샷을 맞으면 보호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부스터샷 확충 계획을 밝혔다.
18살 이상 모든 국민에 대한 추가 접종 완료 목표 시한을 내년 1월 말에서 이달 말까지로 한 달 앞당기는 내용이다.
현재 영국에선 12세 이상 인구 80% 이상이 2회 접종을 받았고, 성인의 40%가 3회 접종을 했다. 나머지 60%까지 올해 안에 추가 백신을 완료한다는 것은 하루 100만명 가까운 접종을 해야 가능한 목표인 셈이다.
존슨 총리는 이를 위해 임시 백신접종센터를 추가 설치하고 휴일 없이 주7일 내내 운영하는 한편 군인들과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추가 접종을 돕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 접종 완료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일상적 의료 절차가 연기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올해 안에 백신 추가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는 잉글랜드에 적용되는 사항이다. 다만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다른 지역 역시 추가 접종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보건안전국(IKHSA)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노출된 사람들의 증상 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추가 접종을 받으며 효과가 70~75%까지 증가한다는 예비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국 정부는 최근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나이트클럽 등에 입장 시 코로나19 증명서 제시, 가능한 한 재택근무 권고 등 거의 6개월 전 해제했던 규제 조치를 다시 도입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최고 의료 책임자들은 현재 조치들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영국의 코로나19 경보 수준을 현재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릴 것을 권고했다. 가장 높은 5단계는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단계를 나타낸다.
최근 한 주간 영국의 평균 일일 확진자는 이날 기준 5만명을 넘겨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313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영국에서 첫 감염 사례 2건이 나온 뒤 2주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이와 관련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도 처음 발생했다.
나딤 자하위 영국 교육부 장관은 BBC방송에 “최근 런던에서 새로 나오는 코로나19 감염자 중 3분의 1이 오미크론 변이 사례라고 본다”고 추정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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