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하는데… 외인은 ‘산타랠리’ 개미는 ‘시즌종료’ 베팅

입력 2021-12-13 06:00

국내외 증시가 이번 달 들어 반등하며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말 상승세를 기대하는 외국인들은 최근 코스피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지지부진했던 주가에 지친 개미들은 주식을 내다 파는 중이다.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 관련 메시지가 어느 강도로 나오느냐에 따라 투자자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에서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이듬해 초반까지 지수와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넓게는 12월 강세장을 뜻한다. 국내 증시에 산타가 찾아올 확률은 낮지 않은 편이다. 2008년 이후 코스피의 12월 평균 등락률은 2.42%를 기록했다. 13차례 중에 7번 오르고 6번 떨어졌는데 상승 폭이 훨씬 컸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수 2800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22년 만에 최고 상승률(10.9%)을 달성했다.

산타랠리는 미국에서 더 쉽게 관측된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1936년 이후 12월 뉴욕 증시 주가가 오른 경우는 전체 기간의 79%였다. 평균 수익률은 2.3%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달 국내외 증시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이번 달 6% 상승하며 3000선을 회복했다. S&P500은 지난 10일 4712.02에 도달해 전고점을 경신했다. 오미크론 관련 각종 데이터 등이 발표되며 변이가 경제에 끼친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다.

확연한 반등세에도 산타랠리를 믿지 않는 개미들은 코스피를 팔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를 2조7900억원어치 매도했다. 연말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큰손의 보유 주식 처분도 매도세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이 내놓은 물량은 외국인이 받아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2조1600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은 약 7200억원 매입했다.

지금의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회의에서 나올 통화정책 관련 메시지가 산타랠리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조기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았다. FOMC에서 금리 인상 일정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

긴축 우려가 이미 상당 부분 증시에 반영됐다는 견해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공개되는 Fed의 금리 인상 경로는 시장 예상보다 뒤에 있을 확률이 높다”며 “코스피는 숨 고르기 이후 추가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