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이스라엘 연구진 “오미크론, 백신 2차로 불충분…부스터샷은 효과”

입력 2021-12-12 17:20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대해 화이자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백신이 여전히 중증 진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맞을 경우 감염 예방 효과도 일정 수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가 앞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AHRI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은 오미크론에 대해 22.5%의 감염 예방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의 감염 보호 능력을 본질적으로 손상시키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앞서 오미크론 환자 12명의 혈장 샘플을 검토한 결과, 화이자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사람들에게 생산된 중화항체 수준이 2년 전 중국에서 검출된 원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41배가량 낮게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와 보건부 산하 중앙 바이러스 연구소도 화이자 백신이 오미크론에 감염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길리 레게프 요카이 감염병국장은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은 일부 유지됐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은 아예 없었다”고 밝혔다. 이 실험은 5∼6개월 전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이들과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의 혈액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레게프 요카이 국장은 “부스터샷 접종자는 중화 능력이 100배 증가했다”며 “델타 변이에 비해 4배 낮은 수준이지만 상당한 예방 효과”라고 평가했다.

부스터샷이 감염 예방 효과를 높인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에 따르면 25주 전 화이자 백신을 2회 맞은 사람은 오미크론에 40%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추가 연구 결과 이들이 부스터샷을 맞을 경우 이 수치는 70~75%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의 중증 질환 보호 기능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백신으로 유도되는 면역력에는 중화항체 형성에 따른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차단뿐 아니라 세포 면역을 통해 중증 악화를 막는 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화항체가 감소해 차단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세포 면역 효과는 그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HRI도 화이자의 중증 질환에 대한 충분한 보호 능력은 지속된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