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잡아야 할 사람이 한패가 됐다”…올해의 사자성어

입력 2021-12-12 16:33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묘서동처(猫鼠同處)’가 선정됐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쥐(도둑)를 잡아야 할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한패가 된 상황을 말한다. 감시 주체와 대상이 결탁해 부패하는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9.2%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를 꼽았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각처에서, 또는 여야 간에 입법·사법·행정의 잣대를 의심하며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며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이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뜻의 ‘인곤마핍(人困馬乏)’은 2위로 선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뒤를 이어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의 ‘이전투구(泥田鬪狗)’,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의 ‘각주구검(刻舟求劍)’ 등이 꼽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