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학생 이름 잘못 불렀다가… 인종차별 논란 해고된 교수

입력 2021-12-12 15:38
크리스토퍼 트로건 교수. NYU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백인 교수가 수업 시간에 흑인 학생 2명의 이름을 착각해 잘못 불렀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고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트로건 포드햄대 영어과 교수(46)는 지난 9월 작문 수업에 지각한 흑인 학생의 이름을 잘못 불렀다. 같은 수업을 듣는 다른 흑인 학생의 이름으로 부른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고 한다. 당사자인 흑인 학생도 “교수님이 내 이름을 잘못 불렀을 때 사실 크게 화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수업이 끝난 이후에 벌어졌다. 트로건 교수는 몇 시간 뒤 작문 수업 수강생들에게 A4 용지 9장 분량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이메일에서 “단순하고 인간적인 실수였다. 감정이 상했을 해당 학생들의 기분을 누그러뜨리려 최선을 다했다. 인종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정의와 평등 포용의 문제에 대해 연구도 하고 있다. 소수자를 위해 다양한 일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로건 교수는 “이 일로 화가 난 학생들은 학교에 항의해도 된다”며 “여러분의 반응에 따라 다음 수업 시간에 내가 수업에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고 적었다.

이후 실제로 트로건 교수가 인종차별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됐고, 결국 그는 지난 10월 29일 해고됐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교수 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마이프로페서에 따르면 그는 이 학교의 인기 교수였다. 한 학생은 “매우 훌륭하고 겸손한 교수였다”고 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