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대한 경찰의 부검 결과 1차 소견이 나왔다.
12일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소견은 추락에 의한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 추정되며 외견상 특이점은 없고 정밀 검사 결과는 시간 이 걸릴 것”이라며 “유족들은 유서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의 가족들은 지난 10일 오전 4시쯤 유 전 본부장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고 신고했고, 같은 날 오전 7시4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지만, 유족들은 유서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실종신고 약 2시간 전인 오전 2시쯤 자택인 아파트 단지를 도보로 나섰다. 이어 오전 2시55분쯤 자택에서 200여m 떨어진 아파트 11층에 올라가 약 15분 뒤 추락해 사망했다.
그가 사장으로 재직해온 포천도시공사의 비서에게 전날 사직서를 맡기고 퇴근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사직서는 정식 접수되지 않아 직원 대부분은 모르고 있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8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 사망 전날인 지난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혐의를 계속 부인해온 유 전 본부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을 예정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