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희귀 겨울철새 ‘호사비오리’가 울산 태화강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울산시는 6일 오전 10시쯤 태화강 중상류 쪽인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일대에서 겨울철새 모니터링 활동을 하던 요원의 제보를 받고 물 속에 잠수하며 먹이활동을 하던 호사비오리 수컷 1마리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성수 울산 남구철새홍보관장은 “옆구리 비늘 모양과 부리, 검은색 댕기 등의 특징을 봐서 호사비오리가 맞다”고 확인했다.
백두산 산지, 중국 동북부 아무르 유역, 러시아 우수리 유역 등 원시림 계류 활엽수 나무 구멍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사비오리가 태화강까지 내려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는 “중국 측 연구 결과 호사비오리는 자연형 하천에서 조약돌 사주(砂洲, 모래나 자갈로 이루어진 퇴적 지형)와 얕은 여울이 중요한 서식지로 밝혀졌다”며 “국내 산간 계류 등에서도 월동 가능성이 상당해 보이는 만큼 모니터링 지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사비오리는 2005년 3월 천연기념물(448호)로 지정됐고, 2012년 5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가 2018년 5월 1급으로 격상됐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 위기종으로도 보호받고 있다.
강원도 철원지역의 하천과 북한강, 한강, 충남 대청호, 춘천 인근 북한강, 경남 진주 남강, 전남 화순 지석천 및 구례 섬진강 인근의 소하천 등에 소수가 도래하고 있으며, 국내 월동 개체 규모는 100여 마리로 추정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제철새도시 울산으로 지정받은 해에 희귀한 철새가 목격됐다”며 “태화강 환경이 나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