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별거 후 생활고와 양육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자녀를 살해하려 한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월 경기도의 숙박업소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들 B군(6)을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8년 남편과 경제적 문제 등으로 별거하며 B군을 포함한 두 자녀를 홀로 양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된 생활고와 양육 스트레스로 이러한 범행을 하고 스스로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A씨에 대해 “자녀의 인권을 무시한 부모의 일방적인 선의로 포장된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를 저지른 것”이라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A씨 측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각각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라며 “이 범행을 다른 어린 자녀가 목격하기도 해 두 자녀가 겪은 고통과 충격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의 외상을 치료한 의사가 ‘현재 치료가 돼 후유장애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이유를 종합하면 원심의 선고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