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 겁나, 죽고 싶지 않아요”…초6의 호소

입력 2021-12-11 14:00 수정 2021-12-11 14:02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이 지난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에 반대한다며 방역패스 확대 적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내년 2월 1일부터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학생인 우리가 청소년 백신패스에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백신패스 반대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며 “현재 백신패스에 대한 청원이 많이 올라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비교적 어린 나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청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부모님은 두 분 다 백신을 맞았다. 두 분의 건강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키기 위해 백신을 맞은 것도 있지만, 저희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맞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이 맞아도 부작용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넘쳐나는데 어린이가 맞는다고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2월부터 백신 맞아야 학원 간다’는 뉴스를 언급하며 “솔직히 이 뉴스를 보고 정말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예비 중학생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친구들이 학원에 다닌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은 학원에 다니면 안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백신을 맞는 건 개인 자유라고 말하면서 반강제로 백신접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교 공부를 뒷받침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건데 백신 미접종자는 안 된다며 공부할 길을 막아버리니 억울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13살밖에 되지 않은 저희가 이런 글을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고,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백신 접종 전 기저질환이 있었다고는 하나 백신으로 죽는 사람도 상당수고, 무엇보다 저희는 어리기에 대다수의 어른들이 백신 접종 후 겪는 오한·메스꺼움 등이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지 제대로 알 수 없어 무섭고 두렵다”며 “백신 부작용을 앓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식당·카페·학원·도서관·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강제 백신 접종” 수순이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