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보수심장’ 대구·경북지역을 찾은 자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독설을 날렸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들른 뒤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즉석연설을 했다.
이 후보는 종전선언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윤 후보를 겨냥해 “대한민국 정치인이 종전을 위해서 노력하진 못할망정 종전협정을 반대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지지자들이 “윤석열 친일파”라고 소리치자 이 후보는 “친일파를 해도 좋다”며 호응했다.
이 후보는 한술 더 떠 “그 친일의 결과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고 국익을 해친다면 친일을 넘어서 반역행위”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정권교체론에 대해서도 “정치를 자신의 사적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된다”라며 “그러려면 사업을 하라, 조직폭력배를 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거론하며 북한에 대해 제재와 소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향해 “(자꾸) 둘 중에 하나만 하겠다는 것을 우리는 보통 벽창호라고 부른다”며 “평화체제로 가기 전에 반드시 정전상태를 종전상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짧은 정치 경험을 겨냥해서는 “무능함은 자랑이 아닐 뿐만 아니라 죄악”이라며 “무지는 그냥 못난 것이 아니라 국가지도자로서는 범죄”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국가지도자가 무능하면 지탄 받을 일이 아니라 용서받을 수 없는 중대범죄, 죄악”이라며 “유능한 대통령,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갈 정치인이 누구인가”라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한편 이 후보는 연설에서 안보를 수차례 강조하며 ‘우클릭’ 행보를 지속했다. 그는 “정부에겐 안보가 어떤 것보다 중요한 가치이자 과제”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평가는 갈리지만 대구·경북이 낳은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이 전 대통령도 농지개혁은 칭찬받을 일”이라고 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느냐’는 질문에는 “공과 과가 공존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윤 후보가 본인 혐의가 드러난 부분을 빼고 하자는 엉뚱한 주장으로 이 문제가 앞으로 진척이 못 되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 앞서 칠곡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과 지역구로 오해하고선 “제가 잠시 착각했다”고 멋쩍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은 대구, 지역구는 대구 달성구다.
칠곡=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