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 “부스터샷, 오미크론 70~75% 막는다”

입력 2021-12-11 10:23
정부가 연일 악화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 백신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으면 오미크론을 상대로 75%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부스터샷 접종을 통해 오미크론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581명과 델타 변이 감염자 수천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백신 효과를 추산했다.

그 결과 아스트라제니카와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의 면역 효과는 델타 변이에는 40%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오미크론 변이에는 10% 미만 수준의 효과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부스터샷을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로부터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이 70∼75%로 올라간다고 HSA는 밝혔다. HSA는 백신을 2회 맞은 사람은 델타 변이나 오미크론 변이 방어력은 떨어지더라도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여전히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HSA의 면역 담당 수장 메리 램지 박사는 “초기 추정치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지만 지금으로는 2번째 접종 후 몇 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 변이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도 “백신은 코로나19 합병증을 막는데 여전히 효과적인 만큼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예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HSA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강력한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10일에만 5만819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1월 9일 이후 최대치다. 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448명이 추가로 확인돼 누적 감염자는 1265명으로 늘었다.

HSA는 영국에서 일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2∼3일마다 2배씩 늘고 있어 이달 중순쯤에는 하루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오미크론 변이가 영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될 것이란 의미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에는 하루에 10만명이 넘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다른 변이들에 비해 중증도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 의료시설이 마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가디언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HSA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입원율이 0.5%에 그치더라도 입원환자 수가 폭증해 이달 18일에는 ‘국가적인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HSA는 이번 주부터 시작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같은 ‘플랜B’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추세가 계속되면 록다운(봉쇄) 정책과 같은 더 강력한 ‘플랜C’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