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위드코로나 이후 일상회복 위험”

입력 2021-12-11 09:51
정부가 연일 악화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 백신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에서 1, 2차 접종을 마친 시민이 모더나 백신으로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7명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코로나19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위드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뚜렷하게 느끼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모두 3명 중 1명 꼴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11일 ‘단계적 일상회복 경험에 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우리 사회의 코로나19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응답의 비율은 68.9%로, 일상 회복 효과를 긍정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위험이 ‘중간’이라고 답한 사람은 23.1%, ‘위험이 커지지 않음’이라고 답한 사람은 8.0%였다.

11월 1일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사회의 일상이 얼마나 회복됐냐는 질문에 대해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효과를 긍정하는 응답은 33.8%, ‘뚜렷하지 않다’며 효과를 부정하는 응답은 33.3%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중간’ 역시 32.9%로, 오차를 감안하면 세 가지 응답의 비율이 대동소이했다.

응답자 절반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코로나19 위험 증가 대비책이 미비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구체적인 미비점으로는 병상 확충 대책(58.1%), 중환자 치료 인력 확충(29.8%), 국민 개인 방역수칙 준수 유지 대책(22.1%) 등이 꼽혔다.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거나 보건의료 체계 부담이 급증할 경우 현재(설문조사 시점을 의미함) 유흥시설, 목욕장, 실내 체육시설, 카지노 등에 적용 중인 방역패스를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에 65.1%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15.6%였다.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 비율은 19.3%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57.7%였다. 유 교수팀이 해온 국민 인식조사에서 이렇게 우려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올해 2월 72.6%, 8월 59.4%, 10월 58.3% 등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응답자들(전체의 92.5%)에게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겠느냐고 물어 본 결과, 맞겠다는 사람이 78.9%로 나타났다. 11.6%는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맞지 않겠다는 응답자들은 ‘백신이 안전하지 않게 느껴졌다’, ‘지난 접종 경험이 불만족스러웠다’, ‘백신 접종 효과가 크지 않게 느껴졌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유명순 교수는 “설문조사 시행 시점을 고려할 때 3∼4주 정도라 할 수 있는 위드코로나 경험은 국민 인식을 기대나 긍정 전망보다는 우려와 위험을 크게 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912명을 대상으로 한국리서치가 시행했다.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5%포인트였다. 조사 기간은 11월 22일부터 29일까지 여드레간이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국내 의심환자 발견(11월 30일)과 확진(12월 1일), 특별방역대책 발표 및 소아·청소년 백신 패스 적용 발표(12월 3일) 등보다 이른 시점이어서 이런 요인들은 반영되지 않았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