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금 민주주의 내부로부터 위협…가짜뉴스”

입력 2021-12-10 22:08 수정 2021-12-10 22:44
문재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주재로 진행된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 세션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한국시간) “오늘날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내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가짜뉴스의 폐해를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민주주의 정상회의’ 둘째 날 사전 녹화된 영상 연설을 통해 “온라인 미디어나 SNS 공간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가짜뉴스가 혐오와 증오, 포퓰리즘과 극단주의를 퍼뜨리고 심지어 백신접종의 거부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 신념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한) 적절한 억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되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자정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은 세계 언론의 독립성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체크와 사실 탐사의 노력이 더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한국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나라”라면서 “권위주의가 국민을 억압할 때마다 한국 국민들은 평화적인 시민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전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민주화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첫날인 전날에도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며 성장했지만 나라 안팎의 권위주의는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한국 국민들은 지금도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나라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이 ‘권위주의 정권’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성격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측도 이에 노골적으로 불쾌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발언은 회의를 주재한 미국의 입장에 결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