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서 대규모 충돌 사고를 일으킨 관객에게 벌금 1200유로(약 160만원)를 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프랑스 브르타뉴 법원은 선수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다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된 여성 관객 A씨(31)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고 9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전했다. 법원은 또 원고인 프랑스의 프로 사이클 선수 단체 프로라이더스협회(CPA)에 상징적인 의미로 1유로(약 1300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A씨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인정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징역 4개월의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지난 6월 26일 A씨는 프랑스 북서부 브레스트에서 랑데르노까지 달리는 대회 첫날 도로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선두권을 달리던 선수들이 연달아 충돌하는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
경기를 중계하는 카메라를 향해 “할아버지 할머니 가자(ALLEZ OPI OMI)”라고 독일어로 적힌 종이를 흔들었던 것이다. A씨가 지나치게 코스 진행 방향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이를 피하려던 독일의 토니 마르틴 선수가 넘어졌고, 뒤따르던 선수 50여명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이로 인해 경기가 5분여 중단됐다.
당시 사고로 다친 두 선수는 남은 대회 출전을 모두 포기했다. 두 팔이 모두 부러진 스페인의 마르크 솔레르 선수 등 8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법정에서 투르 드 프랑스를 즐겨보는 조부모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크리스티앙 프루옴은 지난 10월 “그녀는 멍청한 짓을 했을 뿐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투르에 올 때 조금 더 조심하고 텔레비전에 출연하려는 것이 아니라 챔피언들을 보기 위해 온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