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한국인 우울점수 6.8점→7.9점

입력 2021-12-10 15:57 수정 2021-12-10 17:14
“여성·20대·저소득층·자영업자 우울 점수 평균 웃돌아”
코로나19 심화될 사회문제 1·2·3위 모두 ‘불평등’
낙인 두려움보다 확진 두려움 많아져
절반은 여전히 확진에 따른 낙인 걱정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로 국민이 느끼는 우울한 감정이 지난해보다 심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 수록된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연구팀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시행해온 우울증 수준 탐색조사(PHQ-9)에서 지난해 10월 6.8점이었던 응답자의 평균 우울 점수는 올해 1월 말 7.9점으로 상승했다. 지난 2주간 얼마나 자주 우울 증상을 겪었는지 측정하는 9개 문항에 대해 ‘전혀 그런 적이 없다’는 0점, ‘거의 매일’은 3점으로 응답 결과를 합산한 점수를 인구집단별 응답자 수로 나눈 평균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여성, 20대, 월평균 가구 소득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우울 점수가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팀이 올해 8월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85.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유 교수팀이 올해 8월 시행한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리 사회에서 심화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꼽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 응답자의 79.7%가 ‘경제적 불평등’을 꼽았다. ‘건강 불평등(31.4%)’과 ‘교육 불평등(25.1%)’이 뒤를 이었다. 유 교수팀이 앞서 지난해 10월 수행한 비슷한 조사에서는 ‘종교 갈등’을 꼽는 응답이 29.7%로 경제적 불평등(74.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는데 올해 들어 건강 불평등과 교육 불평등 응답이 늘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두려움의 양상도 달라졌다. 코로나19 유행 초반인 지난해 3월에만 해도 ‘확진이 두렵다’는 응답(58.3%)보다 ‘(확진에 따른) 낙인이 두렵다’는 응답(68.3%)이 더 많았지만, 올해 8월에는 확진이 두렵다는 응답이 64.0%로 낙인이 두렵다는 응답(56.5%)보다 높았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