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66·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전날 사직서를 비서에게 맡기고 퇴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포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날 “유 사장이 비서실 직원에게 사직서를 맡겼지만, 정식 접수되지 않아 대부분 직원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공사 직원들은 전날까지 유 전 본부장에게 별다른 이상징후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본 뒤 퇴근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대장동 사업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하면서 일부 지역을 보전 가치가 높은 1등급 권역으로 지정했다가 이후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6일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을 찾아가 사표 제출을 종용한 의혹도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은 그간 혐의를 부인해왔다. 검찰은 지난 9일 증거인멸 가능성을 우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그는 오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10분쯤 유 전 본부장이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신고를 접한 뒤 수색 작업을 벌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