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과 관련, “수사를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비리의 몸통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다.
박 대변인은 10일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장동 관련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유 전 본부장도 혐의가 있어서 조사를 받는 과정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황무성 당시 사장에 대해서 사퇴 압박을 했던 걸 대행했던, 최전선에 서셨던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대장동 사태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분은 이분이 아니다”며 “검찰은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하며 힘없고 지시를 수행했던 분들만 압박해 왔다. 결국 이렇게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어 착잡하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런 것 아니겠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이 그동안 대장동 의혹의 ‘몸통’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연히 언급해왔던 만큼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7시4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쯤 유 전 본부장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가족 신고를 접수했고, 수색 4시간 만에 시신을 발견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8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검찰로부터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다.
앞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