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재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은 이번 협상에 실패할 경우 다른 옵션을 택하겠다며 이란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외교적 해결이 핵 위기를 막는데 최선이라 본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키 대변인은 "외교가 곧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이 계속 속도를 낼 경우 우리는 추가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워싱턴DC에서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협상에 건설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어 깊이 우려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대이란 정책이 실패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옵션을 취하는 데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협상이 실패할 경우의 대안에 대해 이스라엘을 포함한 동맹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협상에서 유연성을 보일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말리 미국 이란특사는 알자지라TV 인터뷰에서 이란이 건설적 제안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기존에 제시한 타협안마저 철회했다고 비난했다. 말리 특사는 그러면서도 ”미국이 이란과 직접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것이 최선”이라고 말해 협상 진전의 여지를 남겼다.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달 29일 5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이견 끝에 중단됐다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다시 시작됐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